돈 쓰는데 죄송마세요.

관리자


집에가는 마을버스 정류장 앞 과일집. 집에 간다는 안도감과 함께 마구마구 소비할 수 있는 곳이야, 냉장고자리만 남아있다면. 

참외를 10개나 샀어!  카드긁자마자 엄마가 순두부 맛있다고 한 얘기가 기억나. 손님이 기다리는거같기도 하고 카드를 또 긁어야해서 번거로운 일이 아닐까했지. "죄송해요 사장님, 순두부도 주세요."내 또래 사장님이 그러더라. "아 돈쓰시는데 죄송하지 마세요," 정갈하지만 단호한 한마디가 3일내내 생각나. 그리고나선 또 그러더라구? 유치원생에게 일러주듯이 , "감사합니다~." 그때 내 감정은 아마도, 민망하지만 든든했어. 위로같았거든. 괜찮아, 그런걸로 기운빠져하지마. 

왜일까? 과일을 사면서 내가 너를 귀찮게 한다는 생각이 든것은. 아마도 참외 살 때만 드는 생각은 아닐 거야. 친구를 만날때도, 많은 시간을 뺏으려하지않아. 많은 시간을 보내려하지않아. 지루해지잖아. 지루한 사람이 되면, 사랑받기 힘들지않아? 지루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하루종일 재밌어야하고, 재밌으려 노력하면 내 에너지가 딸린다구. 한달에 한두번 만나는 과일장수마저에게도 이 맘이 전해졌을까?. 

근데 그분 귀엽다? 나 종종 지나갈 때 훔쳐봐. 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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